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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유치의 시작, 투자자 관점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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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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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 인사이트: 재무 관점의 투자유치 전략 #1

투자유치의 시작, 투자자 관점 이해하기

초기 스타트업이 시드머니와 프리A 투자유치 단계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점이 뭘까요? 바로 제품이 없는 상태에서 투자자를 설득해야 할 때입니다. 스타트업 재무 전략을 돕는 컨설팅 회사이자 엑셀러레이터이기도 한 파인드어스의 김판준 대표님은 투자자와 스타트업의 입장을 두루 경험해 왔는데요. 김 대표님의 경험에 의하면, 아직 제품이 없는 초기 스타트업일수록 투자자들의 관점과 투자 로직을 잘 이해하는 것이 투자유치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고 해요.

투자유치도 마케팅이다

김 대표님은 투자유치에도 마케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벤처 투자’라는 시장, ‘벤처 투자자’라는 고객, ‘IR’이라는 제품, 이 세 가지 관점을 잘 이해해야 투자유치를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다음과 같이 각 관점을 고려해 전략을 짤 수 있어요.
시장: 벤처 투자는 주식, 채권 등 전통적 투자 방식을 대체하는 대체투자이므로 저금리일 때 투자금이 증가하고 고금리일 때 감소해요. 실제로 2023년 VC조합 결성액은 6.5조, 투자액은 5.4조로 2022년 11.1조와 6.7조에 비해 위축된 모습을 보여요. 다만 김 대표님은 정부의 모태 펀드 확대 기조와 금리 전환 가능성을 고려하면 몇 년 안에 투자금이 증가할 거로 전망한다고요. 투자유치 전략을 짤 때도 이러한 시장 사이클과 회사 자금 상황을 고려해 투자유치 횟수나 금액을 결정하는 게 좋겠죠?
고객: 투자에는 투자자의 자체 자본을 투자하는 자기자본 투자(PI)와 투자조합을 결성하는 펀드 투자가 있어요. 둘 중 비중이 훨씬 큰 펀드 투자를 중심으로 시장이 운영되는데, 단계마다 투자자의 성격이 달라져요. 초기에는 엔젤투자자, 엑셀러레이터, 마이크로 VC로부터 투자를 받게 돼요. 이들은 사업 가능성을 보고 작은 규모의 투자금을 여러 곳에 투자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추구하죠. 중기부터는 VC, 신기술사업조업회사(신기사), 대기업(SI)에서 보통 10억 이상의 자금을 투자하므로, 지표 등 조금 더 실체가 있는 곳에 투자하려는 성향을 보여요. 후기에는 PE,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의 금융회사로부터 투자를 받게 되는데 이때는 지표, 즉 숫자로 성과를 증명해야만 투자를 받을 수 있어요. 그만큼 투자받기가 더 어려워지고,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투자유치 또는 IPO를 결정하는 기점이 되기도 해요.
제품: 초/중/후기 투자자가 다른 만큼 각 성격에 맞는 IR 전략을 세워야 해요. 지표 증명이 어려운 초기에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명확한 타깃 시장이 있어 시장성이 높다는 걸 설득해야 해요. 또 초기 투자자일수록 팀, 특히 창업자의 역량을 중요하게 봐요. 중기 투자자에게는 시장점유율과 성장률로 회사의 성장성을 강조함으로써 펀드의 존속기간 내 기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면 좋아요. 후기 투자자들은 수익성, 영업이익률, 펀더멘탈과 앞으로 더 성장할 시장이 있는지를 중요하게 봐요. 따라서 지금까지 잘 성장해 온 회사라도 펀더멘탈과 시장 상황을 고려해, 앞으로도 더 성장할 여지가 크다는 걸 어필해야겠죠.

투자유치 의사결정 시 생각해 볼 3가지

투자 라운드는 ‘투자유치 의사결정 IR Deck 작성 투자자 미팅 IR 투자심의 재무실사 투자계약’ 순서로 진행돼요. 첫 단계인 투자유치 의사결정 시에는, 투자금의 규모와 기업가치, 투자사 리스트 등 투자유치의 굵직한 사항을 결정하는데요. 이때 다음의 사항을 신중히 고려해야 투자유치 과정을 후회 없이 진행할 수 있어요.
투자 라운드를 언제 시작할까?: 김 대표님은 투자유치 의사결정부터 투자계약 완료까지 최소 6개월은 잡으라고 조언해요. 만약 현금흐름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런웨이(Run-way, 회사의 자금이 고갈되기까지의 기간)를 얼마 남기지 않고 투자 라운드를 진행하면, 스타트업이 자신감 있게 기업가치를 협상하기 어려운 건 물론 투자자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커져요. 해당 투자자가 일정 금액을 투자하더라도, 남은 목표액을 투자받지 못하면 사업이 중단돼 버릴 수 있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현금흐름을 잘 체크하고 투자 라운드를 언제 시작할지 적절한 타임라인을 계획해야 합니다.
이번 라운드 투자규모는 얼마로 할까?: 투자규모를 정할 때는 기본적으로 번레이트(Burn rate, 현금 소진 속도)와 런웨이를 계산해 필요한 자금을 산정해요. 앞으로의 HR/투자활동/마케팅 계획을 고려해 월별 현금계획을 세우고, 경쟁회사나 동종업계 투자유치 내역을 참고하면 더 정교한 계획을 세울 수 있어요. 다만, 김 대표님은 투자금 외에 대출, 정부지원금 등 다른 자금조달 방법도 검토하라고 조언해요. 스타트업에서는 대출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지만, 재무 관점에서 보면 대출 이자를 내는 것이 투자로 지분이 희석되는 것보다 수익률이 훨씬 더 높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월별 현금계획을 세우는 법이 궁금하다면 지난 콘텐츠 ‘회사의 ‘진짜 주머니 사정’ 관리하는 현금흐름표’를 참고해 보세요.
이번 라운드 기업가치는 얼마로 할까?: 초기 스타트업은 기업 가치를 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요. 김 대표님은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지분 희석률을 고려해, 투자금을 기업 가치의 10~20% 정도로 잡고 역산하는 방식을 추천해요. 이번 라운드에 20억 원을 조달해야 하고 10%를 희석한다면 200억 원, 20%를 희석한다면 100억 원 정도를 기업가치로 정하는 거예요. 또, 경쟁업체, 유사한 BM을 가진 업체, 글로벌 사례를 참고해 기업가치의 근거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어요. 우리보다 지표(매출, MAU 등) 달성치가 낮지만, 높은 투자금을 받은 경우가 있다면, 우리 회사가 그보다 우위임을 근거로 기업가치를 더 높게 책정해 볼 수 있겠죠.
지금까지 스타트업에서 투자유치 단계와 투자자 유형에 따라 강조해야 할 포인트, 또 투자 라운드를 시작하기 전 꼭  고려해 봐야 할 점을 알아봤어요. 투자유치도 일종의 마케팅이라는 관점을 잊지 말고, 우리 회사만의 미래와 가치를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본 내용은 파인드어스 김판준 대표님과 함께한 디캠프 성장 프로그램파이낸스 살롱’의 일부 내용을 재구성하여 만들었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이 겪는 재무 고민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