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준비하는 사업계획 #1
스타트업의 꿈을 숫자로 말하는 방법
‘재무관리’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어렵고 까다로운, 전문가에게 위임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하진 않으셨나요? 삼정회계법인을 거쳐 지금은 컨설팅펌이자 투자 기업인 파인드어스 이사로서 다양한 스타트업의 재무 고민을 함께해온 이재용 회계사님은 경영자가 직접 재무 감각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요. 숫자에 기반한 사업계획은 투자유치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더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도와줄 거라고요.
5년 후, 우리 회사의 매출액을 상상하세요
이 회계사님은 투자유치를 고려한다면 최소 5개년의 사업계획을 세울 것을 추천합니다. 기업의 잠재력을 보여주기에 3년은 너무 짧고, VC들도 엑시트 시점을 5년 뒤 정도로 생각해 그때의 기업가치를 궁금해하기 때문이에요. 특히 5년 뒤 목표 매출이 최소 500억 이상은 돼야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거라고 조언해요. 너무 겸손한 계획보다는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적으로 작동하게 된 시점의 이상적인 매출액을 목표로 삼으시길 추천합니다.
매출은 수량 X 단가
그렇다면 목표 매출액은 어떻게 추정할까요? 이 회계사님은 전체 시장 규모의 목표 점유율을 계산해 연도별 매출액을 정하는 탑다운(Top-down) 방식이 스타트업에겐 비현실적일 수 있다고 조언해요. 그보다는 ‘매출 = 수량(Q) x 단가(P)’로 매출을 추정하는 바텀업(Bottom-up) 방식을 추천한다고요. 구독 유형, 유통 채널 등을 기준으로 매출이 발생하는 품목을 구분하고, 품목별 목표 판매량과 단가를 곱하는 방식이에요. 수량과 단가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을 고려하면서 계획을 세울 수 있어 훨씬 합리적으로 매출액을 추정할 수 있어요.
이 회계사님은 수량을 합리적으로 추정하려면 매출과 인과관계가 있는 핵심지표를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해요. MAU가 높을수록 매출도 증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전환율이 매출에 더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있죠. 회사마다 매출 증가에 큰 영향을 주는 핵심지표를 찾아 어떻게 개선할지 계획하면서 더욱 합리적인 수량 예측이 가능해져요.
한편 단가의 경우엔 손익분기점(BEP)과 독자적인 사업 방향성을 고려해 가격을 정해야 해요. 손익분기점을 고려하지 않고 경쟁단가만 좇아 가격을 정할 경우 매출이 증가할수록 적자가 커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요.
스타트업 대표라면 엑셀과 친해지세요
이 회계사님은 경영자가 재무 감각을 기르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엑셀을 자주 켜고 사업계획의 숫자들을 직접 관리해 보는 것이라고 말해요. 특히 수식 기능을 적극 활용하라고 강조합니다. 가령 올해 매출이 2,000만 원이라면 매출 셀에 금액 대신 수식(=수량 셀 * 가격 셀)을 입력하고, 연도별 판매량도 서로 연결해 두는 거예요. 만약 올해 판매량이 목표에 훨씬 못 미친 경우, 실제 판매량을 입력하면 앞으로의 연도별 판매량과 매출이 연쇄적으로 수정되겠죠. 이렇게 엑셀 수식을 활용할수록, 변수들의 상관관계를 이해하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운영할 수 있어요.
매출 계획은 사업계획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할 만큼 중요해요. 회사의 꿈의 크기를 숫자로 나타낸 것이고, 가격 책정이나 수량 예측 등 중요한 의사결정이 모두 매출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사업계획의 설득력을 높이고 싶다면, 오늘부터 엑셀과 더 친해져 보는 건 어떨까요
본 내용은 파인드어스 이재용 회계사님과 함께한 디캠프 성장 프로그램 ‘파이낸스 살롱’의 일부 내용을 재구성하여 만들었습니다. 소중한 지식과 경험을 나눠주신 이재용 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