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기반의 로컬 비즈니스 #1
지역을 둘러싼 두 가지 시선과 가능성
요새 뉴스를 보면 지방 소멸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요. 출생률 감소는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 중 하나인데, 특히 도시보다는 인구가 적은 지방에 더욱 큰 타격을 주고 있어요. 하지만 이와는 정반대로 로컬 전성시대라며 지방의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하는 시선도 있어요. 도시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무언가가 로컬, 즉 지방에 있으리라는 기대 심리 때문이에요. 상반된 평가가 교차하는 지금, 로컬 비즈니스는 어떤 시도를 할 수 있을까요?
지금 오프라인 공간은 패러다임 전환 중
연남장, 연남방앗간, 부산 영도 P.ARK 등 많은 팬을 보유한 공간을 만들고 누적 18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어반플레이의 홍주석 대표님은 바로 지금이 오프라인 시장의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시기라고 분석해요. 기존의 성공 공식이 그대로 통용되지 않아 위기에 처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흐름을 제대로 읽어 낸다면 성공할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시기라고요.
홍 대표님은 기술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라는 두 가지 요소로 인해 오프라인 공간의 개념이 질적으로 변화했다고 말해요. 단순히 필요한 걸 사는 하드웨어 기반 공간을 넘어서, 콘텐츠를 직접 경험하는 소프트웨어 기반 공간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더 자세하게 살펴볼까요?
기술의 발전이 만든 오프라인 공간의 변화
과거의 오프라인 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위치’였어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했지요. 사람들이 모이는 트래픽 자체가 곧바로 가치로 치환된다고 할 수 있어요. 이렇게 형성된 공간은 자영업자, 또는 유통업체의 주도로 단순히 상품만을 판매했지요. 소비자도 필요한 물건을 사는 것 이상을 원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기술이 발전되면서 큰 변화가 생겼어요. 우선 온라인 중심으로 소비가 늘기 시작했지요. 이전에는 오프라인에서 구매해야만 했던 것도 온라인에서 더욱 빠르고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어요. 또 온라인으로 검색해서 얻는 정보와 데이터 역시 많아졌어요. 획일적이던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은 아주 다양해졌고요. 요즘 사람들은 각자 다른 것에 가치를 두고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소비에서도 실현하려고 해요. 그렇기 때문에 시간을 들여 오프라인 공간에 갈 때는 단순히 빠르고 편리하게 물건을 사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하게 되었어요. 오히려 접근성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그 공간에 찾아갈 만한 가치와 매력이 있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죠.
이제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
홍 대표님은 앞으로 오프라인 공간이 나아갈 방향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공간이라고 설명해요. 사람들이 오프라인 시장에서 사고 싶은 것은 바로 공간에서 얻는 독창적인 경험 그 자체라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전국 어느 지점에서나 균일한 맛을 내는 프랜차이즈의 빵에 사람들은 열광하지 않아요. 배고플 때 근처에서 쉽게 사 먹을 수 있다면 그만이지요. 하지만 성심당, 이성당과 같이 역사와 전통이 있는 로컬 빵집의 빵은 특별하다고 생각해요. 그 빵을 먹기 위해 ‘빵지순례’라는 이름을 붙여 여행을 떠나기도 하지요. 사람들의 니즈가 변하면서 오프라인 공간을 꾸려 나갈 때 자신만의 특별한 콘텐츠, 소프트웨어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되었어요. 희소성이 있는 콘텐츠가 바로 오프라인 공간에 찾아가고 싶은 이유가 되거든요.
이렇듯 사람들의 관점이 변하게 되면서 접근성이 좋은 도심보다 차별성이 있는 지방, 곧 로컬이 매력적인 오프라인 공간으로 주목받게 되는 거랍니다. 로컬 비즈니스가 주목해야 할 핵심도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어요. 로컬 비즈니스를 고려하고 있나요? 공간에 녹일 수 있는 나만의 콘텐츠를 먼저 고민해 보실 것을 추천해 드려요.
본 내용은 지난 3월 21일, 어반플레이 홍주석 대표님과 함께한 디캠프 성장프로그램 ‘공간 기반 로컬 비즈니스의 성장을 위한 방법들’의 일부 내용을 재구성하여 만들었습니다. 소중한 지식과 경험을 나눠주신 홍주석 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