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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진출 5년, 핀테크 스타트업 '모인'이 느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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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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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스토리

일본 진출 5년, 핀테크 스타트업 '모인'이 느낀 것들

모인은 빠르고 저렴한 해외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에요. 해외 송금을 하면 당연히 이용해야 했던 중계 은행이나 SWIFT망을 거치지 않고 송금 은행과 수취 은행을 직접 연결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송금 수수료가 기존 서비스 대비 90% 가까이 저렴하면서도 거래 시간은 4배 정도 빠른 서비스를 내놓았죠. 이런 혁신 덕분에 모인은 한국에서 23년 9월 기준 25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22년에는 172억 원의 시리즈 B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어요.
한국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던 모인은 5년 전 일본에 법인을 설립했는데요. 모인은 일본 시장에서 어떤 경험을 하고 있을지, 모인이 최근 입주한 일본의 핀테크 혁신 허브 '피노랩'에서 모인의 서일석 대표와 박태산 일본 법인장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모인은 2016년 2월 디데이에 출전하고 디캠프로부터 투자 유치와 입주 공간을 제공받은 디캠프의 패밀리사입니다.
①모인 서일석 대표 ②모인 서일석 대표(우)와 모인 박태산 일본 법인장

모인이 47개 거래 국가 중 일본을 가장 먼저 선택한 이유

Q. 모인이 글로벌 진출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서일석 대표: 모인은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사업모델을 만들었습니다. 해외송금과 해외결제는 범용성이 큰 서비스고, 특히 모인처럼 IT 기반으로 페이먼트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다양한 시장에 이를 적용하기가 쉽습니다. 지금까지는 파트너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진출해왔고, 이제는 본격적인 직접 진출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직접 진출의 첫 단계는 해당 국가에서 해외 송금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것입니다. 특정 국가에서 해외로의 송금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의 송금 사업자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합니다. 해외로 직접 진출하지 않으면 송금 사업자 라이선스 취득이 쉽지 않고, 한국에서 해외로는 송금할 수 있지만 반대로 해외에서 한국으로는 송금할 수가 없죠.
Q. 여러 나라 중에서도 일본 시장에 가장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여러 나라 중에서도 일본 시장을 가장 매력적으로 느끼셨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서일석 대표: 모인은 증빙 서류 없이 연 최대 5만 달러 송금할 수 있는 개인 대상 서비스 '모인 해외송금'과, 증빙 서류를 지참하고 무제한 송금할 수 있는 기업 대상 서비스 '모인 비즈 플러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일본은 한국과 문화가 비슷하면서도 개인과 기업 해외 송금 시장이 모두 활성화돼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모인 내에서도 한국에서 일본으로의 송금량이 전체 송금량의 1/3 정도를 차지하고 있었어요. 자연스럽게 일본에서 한국으로의 송금 서비스까지 확장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일본의 외화 송금 라이선스를 취득하고자 일본에 법인을 설립하게 됐죠.. 사실 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비금융 사업자의 외화 송금 라이선스 취득이 가능했는데요. 일본의 외화 송금 사업자는 대개 오프라인 기반의 서비스 위주였기 때문에 온라인 기반의 모인에 더더욱 가능성이 크다고 봤어요.
Q. 현재 일본 시장에서는 어떤 일에 집중하고 계신가요?
박태산 일본 법인장: 지난 2년간 일본 자금이동업자 라이선스 취득 절차를 진행해 내년 상반기 쯤에는 라이선스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일본 현지 금융 기관 및 핀테크 업체와의 협업도 적극적으로 모색 중입니다.

일본 시장, 시간과 신뢰가 필요합니다

Q. 한국 스타트업의 해외 법인으로 일하며 느낀 일본 시장의 장단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서일석 대표: 기본적으로 일본이 한국에 비해 프로세스가 까다롭고 꼼꼼합니다. 건물 출입을 위한 지문 등록 같은 가벼운 일이라도 3일 전에 서류로 신청해야 하는 식이죠. 한국인 입장에서 답답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이곳의 속도와 방식에 익숙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2년 동안 자금 이동업자 라이센스를 취득을 위한 절차를 진행해 왔는데 일본 기업도 일반적으로 2~3년 걸린다고 합니다. 무엇이든 예상했던 시간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꼭 염두에 두고 일본 진출을 시작하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추가로 일본 사람들은 한국 사람보다 굉장히 우회적으로 소통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문제가 있더라도 무엇이 문제인지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을 꺼리는 것 같아요. 상대를 배려하는 일본의 특유의 문화와 관습인 것 같습니다.
박태산 일본 법인장: 일본 시장은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번 신뢰를 쌓기는 어렵지만 반대로 일단 신뢰를 얻으면 오랫동안 지속되죠. 코로나를 계기로 일본 사회가 빠르게 디지털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모인이 일본인들의 신뢰를 얻는 인터넷 송금 사업자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한편으로는 이미 고객들이 신뢰하는 파트너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효과적으로 신뢰를 쌓아나갈 예정입니다.
Q. 일본 문화를 이해하려면 일본 현지 인력 채용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관련해서 주실 만한 팁이 있을까요?
박태산 일본 법인장: 저는 일본에서 대학을 나오고 일본 다이와 증권에서 근무하던 중 지인의 소개로 모인에 입사하게 되었는데요. 공개 채용 방법도 있지만 조직 자체가 작은 경우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 검증된 인재를 채용하는데 좀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일석 대표: 대표님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저는 현지 문화를 이해하는 것만큼이나 본사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꼭 일본인을 고집하지 않고 일본과 한국 양쪽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분을 채용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한 아무래도 모인이 한국 스타트업으로 한국에서의 인지도가 더 높기 때문에 일본인보다는 한국인을 채용할 때 좀 더 선택의 폭이 넓어졌는데, 이런 점도 고려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본의 핀테크 혁신 허브가 일반 공유 오피스와 다른 점

Q. 일본의 핀테크 혁신 허브 '피노랩'에 자리 잡고 계신데요. 이전부터 인연이 깊다고 들었습니다.
서일석 대표: 피노랩은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보니 이전부터 잘 알고 있었습니다. 2017년 피노랩의 데모데이에 참여하기도 했었고, 파트너사와 미팅을 하기 위해 여러 번 방문했었어요. 디캠프와 피노랩의 MOU를 계기로 지난 10월 피노랩에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Q.  피노랩에 입주해 보니 어떠셨나요?
박태산 일본 법인장: 피노랩 이전에 입주해 있던 공유 오피스에서는 단순히 사무실을 대여한 느낌이었다면, 피노랩에서는 커뮤니티의 일원이 된 느낌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 같습니다. 매주 목요일 1개의 기업이 발표를 진행하고 네트워킹하는 시간을 갖는데요. 일본 금융청 관료 등 피노랩이 아니면 만나기 힘든 귀중한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서일석 대표: 와이즈(Wise) 등 다수의 유명 핀테크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기 때문에 오가며 많은 팁을 공유할 수 있고 협력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정기적으로 해외 핀테크 스타트업도 초청한다고 알고 있어 기대 중입니다.
Q.  도쿄에서 현지 진출 스타트업을 위한 디캠프의 네트워킹 행사 '모크토크'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모인 임직원분들도 참여하신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참여해 보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박태산 일본 법인장: 모크토크 이전에는 도쿄에 한국 스타트업을 위한 정기적인 모임이 없었습니다. 한국 기업인을 위한 행사는 있었지만, 스타트업에 초점을 맞춘 행사는 없었어요. 처음으로 도쿄 내 한국 스타트업을 위한 정기적인 모임이 생긴 것을 반갑게 생각합니다. 몇 차례 모크토크를 참여했는데 키라보시 은행 관계자 등 주요 금융권의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변호사처럼 리스크 관리에 필요한 분들도 만날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