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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나가지 않고도 해양 오염물 회수가 가능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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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스토리

현장에 나가지 않고도 해양 오염물 회수가 가능하다고?

(좌) 쉐코 대표 권기성  (우) 해 • 수역오염물 회수 로봇 '쉐코아크’
8월 디데이 우승팀이자 해양 오염물을 회수하는 로봇 '쉐코아크'를 개발한 쉐코의 권기성 대표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쉐코는 SK이노베이션, 현대 등 굵직한 대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 하고 있는데요. 그 비결로 대표님은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을 강조했어요. 투자 유치 과정에서 10명 중 9명의 VC가 거절하더라도, 관심을 보이는 단 한 명을 3년에서 5년 동안 꾸준히 설득했다고 밝혔는데요. 쉐코의 창업 과정과 대표님의 끊임없는 도전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수작업 없이도 해양 오염물 회수가 가능해요

Q. ‘쉐코’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 부탁드려요.
쉐코는 해양에서 오염물들을 회수하는 로봇인 ‘쉐코아크’를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쉐코아크는 유출된 기름과 해양 오염 폐기물을 실시간으로 정화하고 회수하며, 해양과 수역의 다양한 오염물을 관리하고 모니터링하는 올인원 ‘해양 및 수질 정화 로봇’입니다. 회사 이름 쉐코는 공유(Share)와 환경(Eco)의 합성어로, 현세대부터 미래 세대까지 청정한 환경을 공유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저희는 이름처럼 더 나은 기술로 환경을 보존하고, 로보틱스 기술을 바탕으로 사람과 환경이 공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Q. 로보틱스, AI, 데이터 기술이 결합한 코어테크 기반의 로봇 '쉐코아크'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쉐코아크의 주요 강점은 저점도 오염물을 회수하며 실시간으로 유수 분리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를 통해 사람이 현장에 나가지 않고도 상황실에서 작업을 모니터링할 수 있어 안전성과 효율성이 높아집니다. 또한, 저유황유(VLSFO) 같은 연료에서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저장 용량 문제 해결로 작업 시 이동성도 뛰어납니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 규제로 인해 도입된 LNG, 수소, 암모니아와 같은 연료는 화재와 폭발 위험이 커 무인화가 필수적인데요. 쉐코아크는 이러한 무인화 기술을 적용해 세계 시장에서도 주목받으며 세계 진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Q. 프로토타입을 설계하고 테스트베드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저희가 이 분야의 선도자이기 때문에 기존에 벤치마킹할 기술이 없어서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실험하고 설계해야 했습니다. 특히, 프로토타입을 설계할 때 기름을 실제로 뿌려 실험해야 했는데, 실험 장소를 찾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또한, 해양에서 테스트베드를 진행할 때는 시스템 박스가 과열되어 불이 나거나 조류 때문에 제품이 떠내려가는 등의 예기치 못한 상황도 겪었어요. 다행히도 로봇이 전복되는 일은 없어서 어려움 속에서도 꾸준히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맨땅에 헤딩 방식으로 초기 창업팀을 구성했어요

Q. 학생 창업으로 쉐코를 시작하셨는데요.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대학생 시절 무역학과에서 해상 보험을 공부하며 기름 유출 사고의 심각성을 깨닫고, 이를 해결하고자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처음에는 기름 유출 사고가 났을 때 다른 곳으로 새어 나가지 못하게 막는 오일펜스 모델을 생각했지만, 대학생으로서 관련 네트워크가 부족했어요. 그래서 해양 분야 세미나에 직접 찾아가 연사들과 인터뷰를 요청하며 이해관계자들을 만나기 시작했죠. 이렇게 '맨땅에 헤딩' 방식으로, 전국적으로 약 200명의 고객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초기 오일펜스 모델에서 ‘소형 기름 사고’를 해결하는 ‘해양 및 수질 정화 로봇’으로 피봇하게 되었습니다. 국제법이 바뀌면서 대형 기름 유출 사고는 줄어들고 작은 사고가 90% 이상을 차지했지만, 여전히 작은 사고에 대형 장비를 사용하여 비효율적이고 수작업이 반복되고 있었죠. 그래서 작은 사고를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는 로봇의 필요성을 느끼고, 이를 위해 20번 넘는 프로토타입을 거치며 제품화를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Q. 로봇 시장의 특성상 고급 인재로 팀을 구성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초기에 어떻게 팀 빌딩을 하셨나요?
창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우연히 현재 CTO를 만나게 되었고, CTO의 후배들을 중심으로 초기 팀을 구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학교나 공공기관에 창업 인재를 모집한다는 벽보를 붙여 홍보했고, 해당 홍보 글을 보고 찾아온 분들과 인터뷰를 통해 채용을 진행했어요. 또한, 로봇 분야는 높은 기술력과 노하우가 필요하기 때문에 함께 기술 협력을 해온 석박사 졸업생들과 수석 연구원들에게 자리를 제안하거나 소개를 통해 채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거절당해도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꾸준히 도전했어요

Q. SK이노베이션, 현대 등 굵직한 대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 중인데요. 투자 유치의 비결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말처럼, 투자를 한 번에 유치한 적은 거의 없었고, 꾸준한 도전이 가장 큰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쉐코는 3D 작업 환경에서 오염물을 회수하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으며, 고객사 또한 B2B뿐만 아니라 B2G도 많습니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에서 VC 입장에서는 ‘퀀텀 점프’나 ‘J커브 달성’이 가능할지에 대한 고민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SK이노베이션 투자 유치도 3년에 걸쳐 이루어졌습니다. 초기에는 준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투자를 받지 못했지만, 매년 발전된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면서 재도전했습니다. 지금까지 8곳의 투자를 받았는데, 어떤 투자자들은 2년에서 길게는 5년 동안 저희를 지켜본 경우도 있었어요.
최근 유동성 위기로 인해 경쟁사들이 많이 사라지면서, 저희가 더 주목받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B2G 사업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며 규제도 많지만,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에요. 앞으로 소프트웨어 사업까지 확장한다면, ‘퀀텀 점프’나 ‘J커브 달성’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예비 창업가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으신가요?
예비 창업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수많은 거절과 불안, 그리고 이 사업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을 이겨내는 마음가짐입니다. 많은 VC가 큰 시장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을 선호하지만, 저희처럼 작은 독점을 노리는 틈새시장에 관심을 가진 VC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저희도 10명 중 9명의 VC는 거절했지만, 단 한 명의 VC는 긍정적으로 봐주었어요. 그 한 명을 만나기 위해 계속해서 1년, 2년, 3년 동안 꾸준히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죠. 단순히 돈만 빨리 벌고자 하는 목표라면 이 길은 다시 생각해 보는 게 나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돈을 넘어 어떤 목표와 가치를 두고 사업을 지속할 것인지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진정성과 노력을 인정받아 법령 개정으로 이어졌어요

Q. 지금까지 이뤄낸 성과 중 가장 의미가 큰 성과는 무엇인가요?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저희가 이 분야의 선도자이기 때문에 기존에 벤치마킹할 기술이 없어서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실험하고 설계해야 했습니다. 특히, 프로토타입을 테스트할 때 기름을 실제로 뿌려 실험해야 했는데, 실험 장소를 찾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또한, 해양에서 테스트베드를 진행할 때는 시스템 박스가 과열되어 불이 나거나 조류 때문에 제품이 떠내려가는 등의 예기치 못한 상황도 겪었어요. 다행히도 로봇이 전복되는 일은 없었어서 어려움 속에서도 꾸준히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Q. 지금까지 이뤄낸 성과 중 가장 의미가 큰 성과는 무엇인가요?
가장 의미 있는 성과는 국내 해양법 개정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우디 환경청 산하 준법 감시센터(NCEC) 주관으로 진행한 실증을 꼽을 수 있습니다.
먼저, 국내에서는 해양환경관리법 제70조에 별표 14 제2호를 신설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법 개정을 위해 국회에서 저희 고객사, 보험사, 해양 관련 기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직접 설득해야 했습니다. 당시 산업부 로봇 로드맵에 저희 제품이 등록되었고, 해수부에서도 로봇 관련 주요 안건으로 논의되었습니다. 법 개정 과정에서 국무총리실까지 제품을 올리며 많은 설득과 논의를 거쳐 해양법 개정이라는 큰 성과를 이루어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희의 진정성과 노력이 인정받았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사우디 환경청과 42개 기업이 참여한 자리에서 저희가 동양인으로서는 유일하게 단독으로 실증을 진행했습니다. 물에 기름을 풀고 저희 로봇으로 이를 회수한 뒤 저장탱크에 기름이 담긴 모습을 보여주자, 매우 혁신적이라는 반응을 보았을 때 큰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Q. 법령 개정은 보통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과는 거리가 먼데요, 어떻게 진행하게 되셨나요?
맞습니다. 법령을 개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보통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로 보기 힘듭니다. 이런 일은 사회 혁신가들이 해야 할 활동이지, 스타트업이 제품 개발도 어려운 상황에서 법을 바꾸는 건 일반적인 영역이 아니죠.
사실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조건들이 많습니다. 불가능한 규제에 도전하는 것이 대표적이죠. 그러나, 실패의 조건들을 하나씩 극복하면서 왜 그것들이 불가능한지 이유를 배웠고, 그 과정에서 받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제품을 개선하며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디데이가 투자 유치의 마중물이 되었어요

Q. 조달청과 공동주최하며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한 디데이에 참여하셨는데요. 참여 계기와 이후 성과는 무엇인가요?
디데이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VC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기 위해서였습니다. 또한, 저희 제품인 '쉐코아크'가 조달청 혁신 제품으로 선정되었고, 조달청과 공동으로 주최한 데모데이였기 때문에 출전을 결심했습니다. 디데이 이후에는 다양한 VC로부터 투자 유치 관련 연락을 받았고, 현재 몇몇 VC들과는 투자 논의 중입니다.
Q. 디데이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대규모 공동 R&D 프로젝트와 일본, 인도네시아, 필리핀의 유통 계약 추진 등 쉐코의 기술에 대한 글로벌 관심을 언급하셨는데, 앞으로의 글로벌 진출 계획은 무엇인가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올해 11월에 쉐코아크의 2차 실증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동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 항만청과 협업을 진행 중이며, 인도네시아 항만청에 제품 판매를 위한 현지 기업과의 유통계약 체결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