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스토리
‘리텐션율 98%’, 대한민국 1%가 이미 경험한 새로운 주문 방식은?
음식점을 방문한 고객이 키오스크나 테이블에 설치된 태블릿PC를 통해 메뉴를 고르고 주문하는 모습, 이제는 익숙한 모습인데요. 인건비와 물가가 오르면서 이런 무인 주문 시스템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해요. ‘티엠알파운더스’는 하드웨어 설치가 필수적인 ‘키오스크’, ‘태블릿 오더’를 넘어 소프트웨어 기반의 테이블 오더 시스템, ‘태그히어’를 제안하는데요. 정식 출시 7개월 만에, 누적 사용자 수가 대한민국 국민의 1%에 달하고 2개월 이상 사용한 점주의 재구매율은 98%라고 해요. 새로운 테이블 오더 시스템 태그히어를 만드는 티엠알파운더스의 김영호 대표님을 만나봤습니다.
*티엠알파운더스는 2024년 4월 디데이 출전팀입니다.
티엠알파운더스 김영호 대표
리텐션율 98%, 점주님들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주문법
Q.‘티엠알파운더스’와 ‘태그히어’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 부탁드려요
티엠알파운더스는 창업한 지 2년 정도 되어가는 회사입니다. 자영업자분들, 특히 기술적인 진보를 따라가고 운영 효율을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는 SMB(Small market business 중소·중견기업)를 타깃으로 하고 있어요.
태그히어는 NFC 기반의 테이블 오더 서비스인데요. 음식점을 방문한 고객이 테이블에 부착된 NFC 태그에 스마트폰을 올리면 메뉴를 확인하고 주문할 수 있는 페이지로 연동됩니다. 점원이 주문받으러 오가거나 포스에 주문을 넣을 필요 없기 때문에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죠.
Q. 기존의 무인 주문 단말기인 키오스크, 태블릿 오더 시스템과 비슷해 보이는 데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기존의 키오스크나 태블릿 오더는 하드웨어 기반의 서비스이다 보니 일반적으로 렌탈 서비스 형식으로 운영됩니다. 태블릿 PC의 경우 보통 36개월 렌탈 계약을 맺고 테이블당 2만원 정도의 렌탈료를 납부해요. 또 자영업자의 61%는 3년 내 폐업하는데 그 경우 위약금을 내야 하는 구조이죠. 거기에 충전이라든지 A/S, 전기 시공 등 하드웨어 관리에 있어서도 불편함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태그히어의 경우 NFC 스티커 외에 별도의 하드웨어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구독료가 테이블당 4,900원으로 훨씬 저렴합니다. 테이블이 20개 정도 있는 매장이라면 3년 동안 1,000만원이 넘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죠. 위약금도 없고요. 또 택배로 수령해서 스티커만 붙이면 끝나는 방식이기 때문에 관리가 훨씬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태그히어 사용 이미지 ⓒ티엠알파운더
Q. 점주분들에게는 비용이나 관리 측면에서 확실한 장점이 있을 것 같은데, 성과는 어떤가요?
출시 7개월 만에 이용 테이블 수 5,500개 이상을 확보했습니다. 2개월 이상 서비스를 사용한 점주님들의 재구매율은 98% 수준이고, 사용자 수는 매주 평균 8% 성장해 누적 사용자 수 58만 명을 돌파했어요. 대한민국 국민의 1% 정도는 태그히어를 사용해 보신 셈이죠. 2024년까지 2,500개, 2025년까지 10,000개 가맹점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Q. 제품 자체의 매력 외에, 빠른 성장의 비결이 있을까요?
지금도 성장이 충분히 빠르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비결을 꼽자면 뭐라도 빠르게 시도해 본 것 같아요. 가격만 해도 3~4번에 걸친 실험 끝에 현재의 가격으로 판매중 이에요. 영업 전략도 다양하게 시도해봤는데요. 그중 프랜차이즈 본사를 공략하는 방법과 포스기 영업 대리점과의 협업하는 전략이 효과적이었어요. 이 전략을 통해 국내 시장을 공략해나갈 예정이에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꿈
Q.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어려서부터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언젠가 사업을 하겠다는 생각은 있었죠. 저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는데요. 학·석사 과정을 마치고 공동창업했던 경험이 직접 창업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어요. 정부지원사업을 위주로 했는데 성과는 좋았지만, 제가 만든 서비스가 실제 사용자들에게 배포되지 못하고 정부 지원 과제로만 남는 것이 아쉽더라고요.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느껴서 직접 창업을 하게 됐죠.
Q. 공동창업자가 총 4명인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의기투합하게 되셨나요?
처음 시작은 저와 같은 과 동기였던 동엽님, 그리고 광고 대행사 대표였던 지운님, 이렇게 세 명이 모여 시작했어요. 지운님은 제 형의 친구였는데, 저와 동엽님이 개발자로서 제품은 잘 만드는 것 같은데 잘 안 팔리는 것 같으니까 도와주다가 거꾸로 광고대행사를 접고 저희 일에 올인하게 되셨죠. 이후에 같은 대학에서 기술경영을 전공한 동현님이 '뭐가 되었든 너희랑 한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이유로 합류를 제안했어요. 네 사람 모두 돈도 중요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하는 사람이라는 점이 비슷해서 모이게 된 것 같아요.
창업 컨설팅 플랫폼에서 태그히어까지
Q. 자영업자의 창업을 도와주는 ‘내일의 창업’이라는 서비스에서 ‘태그히어’로 피봇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과정을 거쳐 피봇을 결심했나요?
첫 서비스였던 ‘내일의 창업’은 자영업자의 창업 전반을 도와주는 플랫폼이었어요. 사실 저희 팀원 중 자영업에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팀원은 없었기 일단 자영업자분들을 무조건 많이 만났죠. 그 과정에서 팀원 중 한 명이 태블릿 오더에 대한 페인 포인트를 발견했어요. 1~2달 만에 MVP를 만들고 방문판매를 시도했는데, 처음엔 잘 팔리지 않더라고요. 포기하려다가 온라인 광고를 2만원 정도 집행해 봤는데 4명이 실제 구매를 하신 거예요. CAC(Customer Aquisition Cost, 고객 획득 비용)가 5,000원 미만이니 괜찮다 싶어서 계속 광고를 돌려봤는데 계속 팔리더라고요. 직접 설치하러 전국을 다니면서 점주님들 이야기를 들었는데, 들을수록 점주님 입장에서는 확실한 메리트가 있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어요.
그러던 중에 한 매장에 방문했는데, 음식점의 고객님들이 태그히어를 사용하면서 ‘힙하다’라고 표현하면서 신기하고 재밌어하더라고요. 실제로 8월쯤 네이버에 검색했더니 저희도 모르는 새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남겨준 태그히어에 대한 블로그 리뷰가 90개 넘게 있었고요. 그때 충분한 가능성을 예감했죠.
그리고 9월, 그간의 성장 지표를 보니 ‘내일의 창업’ 대비 ‘태그히어’의 성장률이 2~3배는 빨랐고, 팀원분들과의 상의 끝에 피봇을 하게됐습니다.
Q. ‘내일의 창업’과 ‘태그히어’ 모두 자영업자를 타깃으로 하는 플랫폼인데, 자영업자에 관심을 갖게 되신 계기가 있을까요?
사실 내일의 창업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자영업자에 대한 특별한 감정은 없었어요. 내일의 창업을 운영하면서 200명이 넘는 자영업자분들을 인터뷰했고, 그 과정에서 자영업자분들이 ‘기술적 약자’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기술자 몇몇만 모이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 같은데, 거기에 너무 큰 비용을 사용하고 계신 경우가 많았어요. 이 과정에서 자영업자분들을 도와야겠다는 동기가 커졌죠.
사실 자영업자분들을 응원하게 되는 게 자영업이라는 게 ‘내가 하고 싶은 일’에 한다는 의미도 크다고 생각하거든요. 저희는 사람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자신만의 목표를 이루어갈 때 가장 빛난다고 믿기 때문에, 자영업자분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게 도와드릴 수 있는 방법이 뭘까 하는 관점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4수 끝에 디데이, 참여 소감은?
Q. 이번 디데이는 팝업 전시를 함께 진행하는데요. 태그히어의 팝업 전시는 어떻게 구성돼 있고 고객 반응은 어떤가요?
저희는 점주님을 대상으로 영업하지만, 사용은 소비자들이 하는 B2B2C 기업인데요. 이번 팝업은 B2C에 초점을 두고 ‘한 명이라도 더 많은 고객이 태그히어를 경험하게 하자’라는 모토 하에 기획했습니다. 태그히어로 주문하기에 성공하면 뽑기 찬스를 드리고, 1등부터 7등까지는 선물을 드리는 이벤트도 하고 있고요. 이번에 팝업 전시에서만 120명 넘는 고객분들이 태그히어를 사용하게 되셔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Q. 디데이에 참여하신 계기와, 향후 기대하는 바에 대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사실 지난 10월부터 프리 시리즈 A 투자 라운딩을 진행했는데요. 투자받고 싶던 VC 중 두 곳에서 디데이에 출전한 팀을 우선 투자하는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고 말씀 주셔서 출전을 결심하게 됐어요. 바로 선정됐으면 좋았겠지만, 2~3번 도전한 끝에 4월 디데이에 출전하게 됐습니다.
그 사이 투자유치는 마무리되었지만, 디캠프의 오피스아워 프로그램과 디캠프·프론트원 입주를 기대하고 있어요. 특히 디캠프의 오피스아워 프로그램은 제가 아는 어떤 지원 기관과 대비해서도 굉장히 멘토 풀이 넓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성장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조언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이 기대가 됩니다.